생활 속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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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심리학

생활 속의 심리학 지혜롭게 활용하기

“아이의 행동이 이해가  안 돼요 어떻게 해야 하지요?” “아이의 진로가 걱정이 돼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에 성적이 잘 나왔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우리 아이의 지능이 궁금해요.”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가요?”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요?” “사람들을 만날 때 불안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녀문제, 가정문제 뿐만 아니라 점점 진보하는 사회 속에서 여전히 다스리지 못하는 다양한 마음의 고통과 불안 때문에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심리상담전문가들은 내담자의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는 일과 경험 속으로 들어가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에 사례들(사례의 이름은 가명입니다)과 일상에서 경험하고 궁금한 내용들, 즉 생활 속의 심리학을 지혜롭게 활용하기 위한 장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상담심리학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적인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통용될 만한 기준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독특성과 개인사를 토대로 자신에게 맞는 지표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 생활 속의 심리학에서 도움 받을 수 없는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상담을 신청해 주시면 됩니다. 


생활 속의 심리학 목록

  1. 좌뇌와 우뇌, 전체적인 뇌사고 어떻게 할 수 있고, 상담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나요?

    인간의 두뇌가 두 부분 혹은 반구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두 반구들은 함께 활동하고 뇌량(Corpus Callosum)이라 불리는 수백만개 신경섬유의 두꺼운 띠를 통하여 정보를 나눈다. 이러한 협력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반구는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좌반구는 뇌에서 논리적-수리적-언어적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이것은 단어, 상징, 글자, 상세한 설명, 분석, 계산, 그리고 과학적 개념들을 다루는 부분이다. 반대로 우뇌는 시각적 이미지, 그래프, 차트, 정서, 예술, 음악 감상, 공간 능력, 그리고 창조적 상상 등을 다룬다.


    그동안 서구사회에서는 좌뇌의 과학, 곧 경제, 기술, 논리, 그리고 개념이 우뇌의 정신적 활동보다 우세하였다. 심리학자들이 지능검사를 만들었을 때, 그들은 좌뇌의 과제에 초점을 맞추었고, 교육자들과 이야기치료를 발달시킨 사람들도 그랬다. 제너럴모터스나 미쯔비시와 같은 회사들은 좌뇌에 초점을 맞추어 품질, 기술, 효능, 안전성이 높은 자동차를 만들었다. 디자인이나 색깔과 같은 우뇌의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격하되었다.

    하버드대학의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교수는 좌뇌의 기능이 지능에서 주요 결정인자라는 개념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던진 사람이었다. 가드너 교수는 자신의 연구에서 다중지능이 있음을 보여주었는데, 이것은 좌뇌의 언어, 논리적, 수리적 지능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뇌의 관계, 정서, 음악, 공간 지능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뇌의 중요성은 프록터앤갬블(Procter and Gamble)과 같은 사업을 번창 하게 했다. 그 회사에서는 디자인, 혁신, 그리고 전략을 담당하는 부사장을 고용하였다. 그는 직원들에게 마케팅과 판매 성공이 상품포장을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 그리고 그 상품이 얼마나 쉽게 사용될 수 있는가와 의미심장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아낌없이 지원을 했다. 큰 자동차회사들도 구매자와 많은 잠재 고객들이 연료 효율성, 가격, 혹은 품질에 감동받지 않고 오히려 디자인, 색깔, 그리고 차 모양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론인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좌뇌 사고를 강조하는 데서 개념적으로 생각하는 우뇌를 더 강조하는 이 변화를 문서로 증명하는 흥미로운 책(A Whole New Mind, 2005)을 썼다. 이것은 뇌의 한쪽을 다른 한쪽보다 더 강조하라는 것이 아니다. 핑크의 책은 마침내 보다 더 균형 잡힌 강조를 말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두뇌의 양쪽이 모두 교육, 마케팅, 서비스사업, 의학, 그리고 상담과 같은 분야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어린이들을 상담하는 상담자들은 어린아이들이 놀이, 드라마, 그림 그리기를 통한 방법은 효과적이나, 어린아이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이야기하기(말)를 통해서는 그만큼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아동상담에서 놀이치료, 모래놀이치료나 미술치료가 활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드너 교수의 변화하는 마음에 대한 매력적인 책(Changing Minds: The Art and Science of Changing Our Own and Other People’s Minds, 2004,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은 보다 더 연구지향적인 것이다. 상담자들은, 만일 사람들이 그들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종종 행동의 변화도 따라온다고 알고 있다. 유능한 연설자 혹은 설득력 있는 상담자나 선생님의 논리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생각, 개념, 이론에 초점을 둔 좌뇌에서 생긴 변화다. 그러나 좌뇌가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때도 있다. 대신에 사람들은 이야기 나눔, 경험, 감정, 그림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 때문에 변화된다. 그것은 우뇌의 활동으로, 좌뇌 만큼 설득력이 있거나 혹은 그보다 훨씬 더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Gary Collins, New Christian Counseling, 한국기독교상담심리치료학회역, 927-929 수정보완).

  2. 아동의 놀이치료가 일상생활의 사회적 적응에 도움이 되는가요?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소아연구센터의 아동정신분석 분과의 임상교수인 마랜스(Steven Marans)와 메이어스(Linda Mayes) 교수는 아동의 놀이치료가 일상생활의 사회적 적응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아동정신분석가들의 가설은 아동이 놀이치료사와의 놀이를 통해서 일상생활에 더 적응적인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가설은 놀이치료의 모방과 연습을 통해서 아이들은 갈등적 상황에 보다 효과적으로 잘 적응하고 또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라 보았다. 이렇게 놀이가 현실에 적응시키는 기능을 가진다는 관점은 상상활동과 적응 능력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다른 놀이이론에 의해서도 지지되었다. 서튼-스미스(Sutton-Smith)와 브루너(J. Bruner)는 판타지놀이의 중요성은 새로움에 대한 관심을 만들어주고, 애매한 상황에서 더 적응적으로 접근하게 하며, 적응행동의 범위를 넓히는데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아이들은 놀이라는 안전지대에서 다양한 상황과 문제의 해결을 검증하게 되므로 현실에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동정분석 분야의 연구는 놀이가 사회적·적응적인 면에서 체계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자유놀이 상황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연구한 논문들은 현실이 유보되는 드라마놀이를 더 추구하는 아이들이 성인이나 또래와의 사회적 접촉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었고(Marshall & Doshi, 1965; Singer, 1979),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더욱 지향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Jennings, 1975). 드라마놀이가 사회적 혹은 비사회적 상황에서 발휘되는 융통성 및 대안을 찾아 적응하는 능력과 연관된다는 증거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대상을 가지고 상상놀이를 하는 것, 즉 상상의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대상을 이용하는 것은 그 대상과 연관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잘 해 낼 수 있다(Moore et al., 1974). 가장놀이 또는 드라마놀이를 이용하는 능력은 충동조절 능력을 증진시키고(Saltz at al., 1977), 각성을 유지하며 기능을 조절하는(Fern, 1981))데 도움이 된다. 가장놀이를 할 수 있는 아이는 불안과 긴장을 더욱 잘 조절하는 것을 보여 주는데, 이것은 놀이의 기능에 대한 정신분석적 관점을 보완하고 뒷받침해 준다고 할 수 있다. (Albert J. Solnit et al., The Many Meanings of Play: A Psychoanalytic Perspective, 대한아동정신치료의학회역, 37-38 수정보완).

  3. 직업을 찾는 데 심리학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당신이 싫어하는 직장생활을 해 보았다면 일할 동기 없이 근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알 것이다. 일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기 싫고, 한 시간이 하루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동기를 충족시킬수 있는 도전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지는 직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학은 사람들의 성격, 가치관, 그리고 요구와 직업간의 관계를 찾는 연구를 꾸준히 해 왔다.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적성과 부합하고 당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수 있는 직장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직업적성을 측정하는 데 흔히 사용되는 검사는 에드워드 스트롱(Edward Strong)이 1927년에 제작한 Strong 적성검사이다. 스트롱은 처음 문항을 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직업별로 그들이 좋아하는 활동과 싫어하는 활동을 질문하였다. 특정직업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반응과 보통 사람들의 반응을 비교하여 척도를 제작하였다. 이 스트롱의 척도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직업과 싫어하는 직업을 구분하는데 매우 성공적이다. 당신이 이 검사를 받는다면 상담사는 당신과 비슷한 적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합한 직업을 추천해 줄 것이다.


    당신이 구직과정에서 이와 같은 조언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어떻게 특정회사를 선택할 것이며, 그 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당신을 선택하겠는가? 이분야를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개인과 조직 간의 적합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피고용자와 고용회사 간의 적합성을 최대화 하도록 한다. 개인의 성격과 조직의 문화 간의 조화에 관한 연구가 있다. 개인의 성격요인으로 ‘동정심과 친절’과 ‘냉담함과 논쟁하기 좋아하는’을 양극으로 하여 한 차원으로 표현되는 수용성과 조직의 문화중에서 지지적이고 조직지향적 특성과 공격적이고 결과지향적 특성간의 조화를 생각해 보자. 이 연구 결과는 수용성 점수가 높은 사람은 지지적이고 조직지향적 문화를 가진 회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종류의 연구에서는 당신의 직업적 성공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당신의 목표달성은 당신의 선택과 조직의 선호가 잘 조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직업적으로 성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직장을 거치는 것이 좋겠는가? 인생살이에서 어떤 결정을 하기 힘든 상황이 수없이 많은데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 (Richard Gerrig & Philip Zimbardo, Psychology and Life, 박권생 외역, 8 수정보완).

  4. 왜 음악이 느낌에 영향을 미칠까요?

    여러분이 극장에서 코미디를 보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사운드트랙이 경쾌하고 활기찬 음악을 주로 들려줄 것이며, 여러분은 이 음악을 ‘행복한’ 것으로 기술할 것입니다. 제2극장에서는 극적인 영화가 ‘슬픈’ 음악을 주로 들려 줄 것이며, 제3극장에서는 공포감을 자아내기 위해 소름끼치는 소리를 음악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음악이 실제로 여러분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연구자들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뇌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정서와 뇌과학의 발달로 뇌상태와 정서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뚜렷한 진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뇌에서 음악의 영향을 조사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유쾌한 심상과 불쾌한 심상은 상이한 뇌 활동 패턴을 일으킵니다(Davidson et al., 2000). 유쾌한 자극을 볼 때 뇌는 좌반구의 전전두피질(전두엽의 앞쪽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활동을 일으키는 반면, 불쾌한 자극은 우반구의 동일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활동을 일으킵니다. 음악 역시 동일한 패턴을 일으킬까요? 이를 밝히기 위해 연구자들은 유쾌한(즐겁거나 행복한) 음악과 불쾌한(공포에 차고 슬픈)음악을 듣는 도중 학생들에게 EEG(뇌전도검사, Electroencephalogram)기록을 수집하였습니다(Schmidt & Trainor, 2001). 음악은 다른 유형의 자극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뇌 활동의 비대칭성을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따르면, 예컨대 행복한 음악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이유는 이 음악이 행복감을 일으키는 다른 경험과 동일한 뇌 영역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음악의 어떤 성분이 행복한 느낌을 일으키거나 슬픈 느낌을 일으킬까요? 중요한 차이는 템포에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빠른 음악은 느린 음악보다 사람들을 더 행복감을 느끼도록 자극합니다. 뇌가 템포 차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다시 학생들이 음악을 듣는 동안 EEG(뇌전도검사, Electroencephalogram)를 기록하였습니다. 이 경우 음악은 상대적으로 빠르거나 느렸습니다(Tsang et al., 2001). 또 다시 뇌는 활성화에 있어서 비대칭성을 보였습니다. 앞서의 결과와 나란하게 ‘더 행복한’ 템포는 좌반구 전두피질에서 더 많은 활동을 일으킨 반면, ‘더 슬픈’ 템포는 우반구에서 더 많은 활동을 일으켰습니다.


    정서와 음악의 또 다른 측면을 생각해 봅시다. 너무 유쾌해서 ‘오싹한’ 느낌을 주는 음악을 들어본 경험이 있습니까?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10여명의 학생들을 초청하였는데 이들은 각자 오싹함을 유발한 음악을 실험실로 가져왔습니다(Blood & Zatorre, 2001).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과 중립적인 음악을 듣는 도중 연구자들은 생리적 각성(예, 심박률과 호흡률)과 뇌 활동 사용 양자를 측정(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술, positron-emission tomography: PET 스캔)하였습니다. 생리적 자료는 오싹함의 실체를 입증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중립적 음악에 비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심박률과 호흡률의 증가를 경험하였습니다.


    PET 스캔은 오싹함이 유쾌한 정서적 각성을 신호해 주는 뇌 영역의 활동 증가를 동반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는데, 오싹함의 강도가 클수록 이 영역이 더 활성화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음악은, 음식과 섹스와 같이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자극에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 그리고 남용된 약에 의해 인위적으로 활성화되는 것과 유사한 보상과 정서의 신경계와 관련되어 있다. 이것이 놀라운 이유는 음악이 생물학적 생존이나 번식에 전혀 필요하지도 않고 약물도 아니기 때문이다.” (Richard Gerrig & Philip Zimbardo, Psychology and Life, 박권생 외역, 83 수정보완).

  5. 아동의 놀이치료가 아동의 상상력 및 창조성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가요?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소아연구센터의 아동정신분석 분과의 임상교수인 마랜스(Steven Marans)와 메이어스(Linda Mayes) 교수는 아동의 놀이치료가 아동의 상상력 발달과 창조성 발달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놀이는 창조적인 활동으로, 성인에서의 예술적(그리고 아마도 과학적) 창조성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적어도 놀이와 예술적 창조성은 상상, 독창성, 창작과 연관이 있다. 프로이트(1908)는 “놀이에서 모든 아이는 창조적인 작가처럼 행동한다. 아이는 그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거나 자신을 즐겁게 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세계를 재정렬한다.”라고 하였다. 게다가 아이들은 창조적인 예술가처럼 자신의 놀이에 몰두하고, 그 과정에 상당히 정서적으로 관여하며, 판타지와 현실 세계 사이에 조심스럽게 만들어진 경계에서 놀이를 한다. 또한 프로이트는 글짓기 창작처럼 놀이는 실제였다면 즐겁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상상 활동을 통해 흥미롭고 즐겁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어른들이 이별에 대한 시를 쓰는 것처럼, 아이들은 이별과 상실을 놀이한다.


    놀이를 통해 얻는 즐거움은 성인이 되면 백일몽을 통해 얻는 즐거움으로 바뀐다고 한 프로이트(1908)의 주장은 놀이와 백일몽 사이의 현상적 유사성을 넘어서 더 심오한 놀이와 창조성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 주는 것이다. 아이의 놀이와 마찬가지로, 성인의 백일몽은 이루지 못한 소망을 드러내고, 그러한 소망이 충족되었을 것 같은 과거의 시간을 되살리는 해결책들로 실험을 해 볼 수 있게 한다. 놀이와 백일몽에서 개인은 만사형통, 제한 없는 즐거움, 정신적 자극을 조절하는 데서 오는 안락함 등 소망을 충족하는 경험을 한다. 창조적 작가는 내적 판타지를 예술적 작업으로 변환시키는 사람이며, 프로이트가 제안한 것처럼 예술가는 아동이 상상 놀이를 이용하듯이 자신의 창조성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이런 측면에서 놀이, 백일몽, 창조적인 작업의 동기는 소망 충족에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놀이와 창조성의 기능적인 관계에 대한 타당도를 조사하였다. 예를 들어 댄스키(Dansky, 1980)는 만 3~4세 아동을 대상으로 자유놀이시간 동안 상상놀이를 하는 시간량에 따라 놀이집단과 비놀이집단으로 나누어, 관찰 시간의 5% 이하 수준으로 상상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비놀이집단’, 적어도 28% 이상 상상놀이를 보여주는 아이들은 ‘놀이집단’으로 분류하였다.


    구조화된 일대일 놀이 환경에서 상상놀이를 더 많이 하는 아이들은 놀이의 대상이 되는 물건(놀잇감)을 보다 창조적이고 흔히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용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허트와 바브나니(Hutt & Bhavnani, 1976)는 만 3~4세 아이들에게 새로운 장난감을 주었을 때 장난감을 탐색하지 않는 아이들, 탐색은 하지만 가지고 놀지 않는 아이들, 탐색하고 그 장난감을 상상놀이에 이용하는 아이들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의 사고능력, 문제해결 능력을 비교해 본 결과 장난감을 가지고 상상놀이를 하는 아이들 집단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이의 상상놀이와 성인의 창조성의 연관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하였다. 그린에이커(1957)는 창조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기본 특징은 감각 자극에 대한 민감성, 다양한 자극에 “공감할 수 있는 기질”과 이 자극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인식능력, 상징을 표현할 수 있는 감각운동 능력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상상놀이의 특징이며, 이러한 특징이 창조적인 예술가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는 특히 두드러진다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연관성은 창조적 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이트는 성인의 농담과 어린아이의 놀이에서 얻는 즐거움이 서로 기능적으로 연관된다고 하였다. 농담은 생각과 판타지가 초자아의 검열을 피해 본능적인 긴장을 표현하고 해소할 길을 내준다. 결국 성인의 유머와 농담은 아동의 놀이와 같은 것이다. (Albert J. Solnit et al., The Many Meanings of Play: A Psychoanalytic Perspective, 대한아동정신치료의학회역, 37-44 수정보완). 

  6.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가출아동’ 10만명
    ‘학업중단’ 청소년 20만명
    ‘학교부적응 문제아’ 178만명


    참으로 많은 수입니다. 그러나 이마저 보수적 수치라고 합니다. 이 많은 아이들이 폭력과 각종 문제행동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어떻게 해야 이 심각한 사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먼저 이 아이들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탈가정 난민’ 10만명
    ‘탈학교 난민’ 20만명
    ‘사회부적응 예비사회인’ 178만명


    달리 불러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출아동, 학업중단 청소년이라고 부를 때는 그 책임을 아이에게 돌리는 것이고, 탈가정 난민, 탈학교 난민이라하면 어른이 책임지겠다는 것이죠. 학교부적응 문제아라 하면 개인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지만, 사회부적응 예비사회인이라 하면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됩니다. 시각을 바꿔야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위기청소년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우울하고 불안했을까요? 아닙니다. 처음에는 모두 선하고, 예쁘고, 희망적이었을 것입니다. 그럼 어쩌다가 이토록 밉고 흉하고 절망적으로 변했을까요? 어른의 손에서 크면서 원래 모습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이는 어른이 하기 나름이고, 아이 곁에는 어른이 있어야 합니다. 단지 나이 먹은 사람이 아니라, 성숙한 어른이 있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 곁에서는 점차 어른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 곁에서 사라진 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이모, 삼촌, 고모는 물론, 큰형, 큰언니, 큰오빠도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엄마와 아빠마저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이는 학교, 학원, 가상공간, 온라인 세상을 옮겨 다니며 그들 또래의 세상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미성숙한 세계에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아이들 곁에 남아 있는 어른은 억압적인 경우가 흔합니다. 지금 아이들은 존중받고 보호받고 사랑받는 존재가 아닙니다. 부모가 하라는 대로,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해야 하고, 노예같이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야 하며, 기계같이 자신의 감정이 철저히 무시당한 채 살아야 합니다. 인성이 망가지는 것입니다.


    아이에게는 부정적 감정의 찌꺼기가 쌓이고 또 쌓여서 어른과 아이 사이의 감정의 골만 깊어졌습니다. 결국 부자지간과 사제지간의 관계가 망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망가지는 것입니다.


    하수도가 막히면 썩은 냄새가 진동하듯이, 잇몸에 찌꺼기가 쌓이면 악취가 풍기듯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쌓인 감정의 찌꺼기가 한꺼번에 터지고 무너지는 게 폭력이고 자살입니다. 인생이 망가지는 것입니다.


    폭력피해자가 훗날 폭력 가해자가 될 확률이 높듯이, 가정 붕괴가 학교붕괴로 이어지고 불행이 대물림되면서 결국 사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기 학생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문제인 양 못 본 척하거나 방치 할 수 없습니다. 우리아이의 문제이고, 내 문제이며,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른이 만든 문제라면 어른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덜했던 적이 있었으니 분명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가정과 학교는 다시 정상화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성도 실력임을 알아야 합니다. ‘국영수사과’만이 능사가 아니라, 인성도 교육의 핵심이란 것을요. 인성은 창의력의 핵심요소요, 장기적 성공의 유일한 지표입니다. 그래서 학교는 홈페이지에 교육목표를 ‘인성교육’이라고 내세우고 온 국민에게 인성교육을 잘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요. 이제 그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교육을 전부 학교와 학원에 ‘아웃소싱’하는 대신 가정교육과 밥상머리교육에 충실해야 합니다. 대학은 학생의 인성을 입학기준에 포함시키고, 기업체는 직원채용기준에 인성요인을 강화하고, 정부는 교육의 방향을 틀어서 인성교육에 대한 국가적 가치관을 확립해야 합니다. 인성회복과 가정회복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여겨야 합니다. 밥상머리교육이 그림의 떡이 되지 않도록 국민의 생태계를 돌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거시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날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 사이 우리 모두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포착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주고 아이와 다가가는 대화를 통해 한편이 되어주고 아이가 혼자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날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감정코칭입니다.


    그런 어른이 곁에 있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어른스러움을 보고 따라하게 됩니다.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래서 인성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어른이 모델이요, 멘토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감정코칭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최성애, 조벽, 청소년 감정코칭, 중에서 수정보완).

  7. 당신은 당신의 자녀(청소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요?

    선영이 엄마는 장을 보고 집에 가는 길에 여학생 세 명과 마주쳤습니다. 딸 선영이와 친구들이었습니다. 셋 다 교복 치마가 짧아 허벅지가 훤히 보였고, 수진이는 염색한 머리에 화장까지 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혜선이는 손톱에 매니큐어까지 바른 것 같았습니다.

    “학원가니? 잘들 갔다 와.” 아이들의 모습에 너무나 놀랐지만 선영이 엄마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친구들과 시시덕거리던 선영이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일그러졌습니다. “알았어.” 선영이가 퉁명스럽게 대답하고는 친구의 팔을 잡고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선영이의 모습을 아빠에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던 엄마는 선영이가 걱정되어 결국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선영이 이리 와서 앉아!” 선영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빠의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아빠 옆에는 회초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오늘 너 뭘 잘못했어? 너 아빠하고 한 약속을 네 가지나 어겼어. 알아? 빨리 말해 봐!” 아빠는 심문부터 시작합니다.

    “.....” 입을 열 선영이가 아니었습니다. 착하던 선영이는 중학생이 되면서 점점 말이 없어지다가 최근에는 늘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계속 화를 내며 채근하자 몇 마디 대답을 하고는 다시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렸습니다. 선영이 아빠가 가장 싫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따 대고 신경질이야! 누굴 닮아서 성깔을 부려? 당신, 애를 어떻게 키웠기에 이 지경이야? 선영이 너, 똑똑히 들어. 네가 잘못한 게 뭔지 말해줄 테니까! 첫째, 내 말을 어기고 혜선이와 어울린 것. 그딴 애랑 어울리지 말라고 열두 번도 더 말했잖아. 둘째, 치마 짧게 입은 것. 셋째, 화장한 것. 지가 연예인도 아니고! 넷째......”


    “화장 안했어요. 치마도 요즘은 다들 그 정도로 입어요.” 이렇게 대꾸하고 고개를 돌리는 선영이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눈에는 슬픔이 아니라 독기가 서려 있었습니다. 아빠도 그 눈빛을 보았는지 멈칫했습니다. 엄마가 얼른 나서서 중재 역할을 하며 선영이의 등을 떠밀어 데리고 나갔고, 아빠는 못이기는 척 엄마가 하는 대로 놔두었습니다.
     
    아빠는 분을 삭이지 못해서 베란다에서 담배를 꺼내 피웠습니다. 아빠는 자기 전에 선영이를 다시 앉혀놓고 말하지 못한 네 번째 이유를 설명할 것이 뻔했습니다. 선영이가 잘못했다는 것을 시인하기 전에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영이는 일주일이 지나자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 했습니다. 오히려 갈수록 반항심은 더 심해졌습니다.


    선영이의 사례가 남의 일 같지 않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많으실 겁니다. 청소년인 자녀나 학생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경험, 많은 분들이 해보셨을 겁니다.


    훗날 선영이의 엄마는 자신과 남편의 훈육방식이 선영이의 행동을 개선시키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악화시켰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왜 감정조절을 잘 못하고 쉽게 짜증을 내며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지, 왜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고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사춘기 아이들이 스트레스에 취약한지, 왜 쉽게 게임이나 담배, 인터넷 등 중독성 강한 것에 끌리는지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비밀은 청소년의 뇌구조에 있었습니다. 청소년의 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걸까요? 최근 들어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그 질문이 풀려가고 있습니다. (최성애, 조벽, 청소년 감정코칭, 55-57 중에서 수정보완).

  8. 당신의 자녀가 청소년이라면, 청소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요?

    자가 진단을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청소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각 항목에 (O , X)로 답 해보세요.


    1) 사춘기의 특징적 행동, 예를 들어 굉장히 충동적이거나 감정조절이 잘 안 되는 것은 주로 호르몬 때문이다. (O , X)

    2) 청소년은 어른처럼 몇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O , X)

    3) 청소년은 아동이나 성인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훨씬 높다. (O , X)

    4) 청소년의 부적절한 행동을 다룰 때는 경고의 눈빛을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O , X)

    5) 청소년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주로 자기주장과 고집을 반영하는 것이다. (O , X)

    6) 사춘기에는 8시간 이상 잠을 잘 필요가 없다. (O , X)

    7) 뇌는 사춘기에 구조적으로 완성된다. (O , X)

    (최성애, 조벽, 청소년 감정코칭, 57 중에서 수정보완).

  9. “청소년의 뇌는 리모델링 중!”이라는 말은 무슨 말 일까요?

    인간의 뇌는 크게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일 아래층이 뇌간(brain stem)입니다. 뇌간은 기본적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집에 비유하면 지하층으로 볼 수 있지요. 지하층에 여러 가지 배선이나 보일러실이 있듯, 심장이 뛰거나 호흡을 하거나 체온을 조절하는 일 등은 뇌간에서 관장합니다. 뇌간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거의 완성됩니다. 그래서 아기들은 태어나자마자 젖도 빨고, 소화도 하고, 배설도 하고, 잠도 자고, 체온조절도 할 수 있지요. 뇌간의 구조와 기능은 파충류와 같다고 해서 ‘파충류의 뇌’라고도 부릅니다.


    그 위층이 변연계(limbic system)입니다. 영유아기, 아동기, 사춘기에는 변연계가 왕성하게 발달합니다. 변연계는 감정을 거의 주관하기에 ‘감정의 뇌’라고도 부릅니다. 감정 뿐 아니라 기억, 성욕도 주관하지요. 집에 비유하면 1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변연계의 구조와 기능은 포유류와 거의 같아서 ‘포유류의 뇌’ 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강아지나 고양이 등 포유류도 사람처럼 감정이 있습니다. 좋아하고, 싫어하고, 놀라고, 화내고, 무서워하는 등 감정이 있지요.


    뇌의 맨 윗부분이 전두엽(frontal lobe)입니다. 말과 글을 배우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종합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리정돈하고, 감정이나 충동을 조절하는 등의 일을 하는 부위입니다. 집에 비유하면 2층입니다. 전두엽은 언제 완성될까요? 과거에 장 피아제(Jean Piaget, 1896~1980)라는 심리학자이자 인지학자는 전두엽이 사춘기에 완성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뇌과학에서 그보다 훨씬 늦게 완성된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뇌간이 엄마 뱃속에서 완성되고, 변연계는 영유아기와 사춘기에 완성된다면, 전두엽이 완성되는 시기는 평균 스물일곱 살 정도입니다. 여자들은 스물네 살, 남자들은 그보다 늦은 서른 살쯤에 전두엽이 완성됩니다.


    뇌과학이 연구되기 전에, 특히 청소년기에 전두엽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연구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많은 어른들이 오해를 했습니다. 체격이 크고 성숙해 보이는 청소년은 판단도 어른만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청소년들의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사춘기의 의도적인 사악함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전두엽은 초등학교 4~5학년 때쯤 가완성되어 책을 읽고, 숙제를 하고 거짓말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부모의 말을 듣는 등의 일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다가 빠르면 5~6학년, 늦어도 중학교 1~2학년 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전두엽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성적으로 행동하거나 논리적으로 사고하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들을 골탕 먹이려 한다고 생각하거나, 고집을 피우거나 성질이 나쁜 것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설명을 해줘도  못 알아듣는 것 같을 때는 아이가 연기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뇌의 1층에 머물러 있는 청소년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어른들과는 말이 안 통한다는 생각이 들고, 2층에 있는 어른들은 ‘도대체 이 아이는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그래서 소통이 단절되고 관계가 끊기는 것입니다. (최성애, 조벽, 청소년 감정코칭, 58-60 중에서 수정보완).

  10. 운동화 끈 두 줄을 세탁기에 넣고 한 시간 동안 돌렸던 청소년, 왜 그랬을까요?

    백순미 선생님은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는 딸 민주 걱정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는 엄마와 아빠의 기대 이상으로 공부와 생활을 반듯하게 해주던 딸이었습니다. 그런데 6학년 겨울방학 무렵부터 이유 없이 짜증이 늘었고, 새벽 1, 2시까지 노래를 듣다 불을 켜둔 채로 잠들고 아침에는 못 일어나 힘들어 하기 일쑤입니다. 부모님이 두 마디 이상 말을 하면 “네?” 하며 멍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방학 계획을 세우라고 했을 때는 한 시간 동안 공책을 만지작거리다가 낙서만 해놓았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와는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백순미 선생님은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가면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는 부모들의 얘기는 남의 일로 여겼고, 자신의 딸은 안 그럴 거라고 믿어왔는데, 자부심과 자신감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민주부모님과 면담을 하고 민주와 30분간 상호작용 놀이 관찰을 하고 나서 제가(조벽 교수외)내린 진단은 간단했습니다. 민주의 모습은 전두엽이 리모델링 중인 사춘기의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생각, 판단, 계획, 충동조절, 감정조절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사춘기에 대대적인 리모델링과 확장공사를 겪습니다. 집에 비유하자면 20평 아파트를 100평으로 확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요.


    확장공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가완성된 전두엽으로도 학교와 집을 오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성인이 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복잡다단한 일들을 다면적으로 처리하려면 20평짜리 집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소년기 내내 전두엽의 확장공사가 이루어져서, 여자는 스물네 살쯤, 남자는 서른 살쯤 돼야 완성됩니다.

    사춘기에는 공사중인 집처럼 머릿속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상태가 정상입니다. 이전까지 약속도 잘 지키고 말도 잘 알아듣던 아이가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사중인 뇌는 이전보다 더 많은 수면을 필요합니다. 특히 청소년기의 수면 특징은 밤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확장공사를 하면서 뇌세포의 연결망이 과잉 생산되고, 뉴런과 시냅스의 연결이 굉장이 많이, 빠른 속도로 일어납니다. 연결망이 광잉 생산되면서 회질은 일 년에 두 배나 증가하고, 뉴런과 연결되는 시냅스가 너무 많아서 다면적인 사고를 잘 못합니다. 마치 전선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어질러져 있는 상태와도 같죠. 그러니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 딸은 미국의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습니다. 대학에 가면 기숙사에서 혼자 살아야 할 테니까 미리 딸에게 살림을 가르쳐줘야겠다고 생각한 엄마는 세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방법을 알려주고 쇼핑을 다녀왔더니 딸이 세탁을 했고 아주 자랑스럽게 말하는데, 운동화 끈 두줄을 세탁기에 넣고 한 시간 동안 돌렸던 것입니다.


    순간 엄마는 ‘애가 지금 나를 시험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화가 나서 야단을 쳤습니다. 하지만 딸은 왜 엄마가 화를 내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사춘기에는 대개 한 번에 한 가지밖에 생각을 못합니다. 세탁법은 생각 하지만 효율적인 세탁법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엄마를 골탕 먹이려는 게 아니고 뇌의 도로망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죠.


    사춘기에는 뇌세포의 회질이 일 년 사이에 두 배나 증가하는데, 경험을 하는 뇌세포는 강화되어 남고, 경험하지 않는 뇌세포는 소멸됩니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을 통해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돌보는 경험을 했다면 훗날에도 그런 사람들에게 관심이 가고 쉽게 돌봐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지체장애인에 대한 연민이나 배려 또는 관심이 별로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춘기에 말썽을 피우고, 하지 말라는 행동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여행도 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면 다양한 상황에서 상황판단에도 능하고 대처능력도 뛰어납니다. 그때 공부만 한 학생들은 학습을 관장하는 연결망은 무척 강화되겠지만 그 밖의 부분은 약할 수 있습니다. 관계의 기술, 연애하는 법, 스트레스 관리, 취미생활, 봉사활동 등에서는 미완성 상태일 뿐 아니라 개념조차 형성이 안되어 있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고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자기 뇌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기도 하고, 무서운 일이기도 합니다. (최성애, 조벽, 청소년 감정코칭, 60-62 중에서 수정보완).

  11. 우리 아이, 왜 감정기복이 심할까요?

    사춘기에는 감정과 기억, 욕구 등을 관장하는 변연계가 한층 예민해집니다. 덕분에 식욕과 성욕도 왕성해지죠. 또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아동기나 성인기보다 훨씬 적게 생성됩니다. 세로토닌은 감정의 기복을 이완시켜 주는 역할을 해서 감정조절제라고도 부릅니다. 사춘기에는 세로토닌이 아동기나 성인기보다 40퍼센트 적게 생성된다고 합니다.

    그 결과 사춘기에는 감정의 기복이 무척 심해집니다. 10분전에 여자 친구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기분이던 남자아이는 잠시 후 누군가에게 핀잔이라도 들으면 단 10분 만에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기분이 됩니다.


    수면이 굉장히 불규칙해지고 “우울해”, “짜증나” 같은 말을 많이 하는 것 역시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더 심합니다. 사춘기 남자아이들 중에 화를 벌컥 내는 충동적인 아이들이 많은데, 이는 세로토닌이 적게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최성애, 조벽, 청소년 감정코칭, 62-63 중에서 수정보완).

  12. 우리 아이, 왜 충동적이고 절제하지 못할까요?

    사춘기의 뇌의 특성을 조금 과장해서 ‘피냐스 게이지의 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피냐스 게이지(Phineas Gage)는 19세기에 실존했던 인물로, 미국에서 한창 철도 공사가 진행 중이던 19세기 중반에 철도공으로 일하던 사람입니다. 무척 성실하고 리더십도 있고 친화력도 있고 책임감이 뛰어나서 스물다섯 살에 팀장을 맡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피냐스 게이지는 공사현장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면서 쇠파이프가 머리를 관통하는 사고를 당합니다. 그런 큰 사고를 겪고도 다행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이 사람이 예전과 너무 달라졌던 것이었습니다.

    예의 바르고 점잖고 책임감 있던 사람이 무례해지고, 욕설도 심하게 하고, 무척 충동적이 되었습니다.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무작정 붙잡고 뽀뽀를 하려고 할 정도로 충동을 제어하지 못했고, 성질이 아주 고약해졌습니다. 당시로서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대 뇌과학에서 전두엽의 역할을 이해하고 나서야 그 원인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피냐스 게이지는 사고로 전두엽이 크게 손상을 입었던 것입니다. (전두엽은 계획, 판단내리기, 목표설정하기 같은 인지적 활동과 운동통제에 관여합니다. 전두엽의 손상은 인간의 행위와 성격에 파괴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데, 피냐스 게이지의 극적 변화를 초래한 손상 위치가 바로 전두엽이었습니다(Richard Gerrig & Philip Zimbardo, Psychology and Life, 박권생 외역, 75; Damasio et al., 1994).


    전두엽에 손상을 입은 피냐스 게이지의 뇌와 전두엽이 공사 중인 사춘기 아이들의 뇌를 유사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도 개인차는 있겠지만 피냐스 게이지처럼 충동적이고 성욕과 식욕이 왕성하며, 욕도 잘하고 무례하고, ‘짐승 같은’ 행동도 서슴없이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춘기 동안 뇌의 확장공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거실도 있고, 정원도 있는 멋있는 집이 완성되겠지만, 그 시기에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깊은 갈등을 빚는다거나, 부모님이 무척 사이가 안 좋거나 헤어진다거나 하여 가정환경이 좋지 않으면 건축자재에 깨진 유리조각, 지푸라기, 휴지 같은 것들이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사춘기에 집이 제대로 지어지면, 어른이 된 후 어떤 상처를 입더라도 벽을 다시 바르는 정도로 치유가 됩니다. 하지만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을 당하거나,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깊은 갈등을 빚는다면, 그 상처는 어른이 되어서도 치유하기 어렵습니다.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서 치유해야하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요. 따라서 사춘기 자녀나 학생들은 성인을 대하는 것과는 다른 마음과 태도로 대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최성애, 조벽, 청소년 감정코칭, 63-64 중에서 수정보완). 

  13. 아동기의 놀이와 성인의 유희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요?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소아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명예교수이자, 동 대학교의 소아연구센터의 상임연구원이며, 정신분석가인 솔니트 (Albert Solnit)교수는 아동의 놀이와 성인의 유희의 관련성, 즉 아동의 놀이에서 성인의 유희로의 연속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① 사려 깊고 아이와 잘 놀아 주는 어머니의 양육을 받는 아기는 첫돌이 가까워질 무렵 자발적인 놀이를 시작한다.


    ② 대부분 아동기 놀이에는 육체적·정신적 활동이 모두 포함된다.


    ③ 잠재기(대략 6~12세) 아이들부터 ‘생각하기’ 라는 것이 ‘실험적으로 행동하기’라면, 더 어린아이들, 특히 오이디푸스기(대략 3~5세) 아이들에게는 ‘놀이’라는 것이 ‘실험적으로 생각하기’다.


    ④ 유년기의 놀이는 어른이 되면 유희로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놀이를 포기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놀이가 일부 퇴행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유희(직접적인 놀이를 하기 보다는 생각, 공상, 상상을 통해 노는 것)가 더 어른다운 모습(즉, 더 효율적이고 사회적으로도 유용하고 더 개인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⑤ 연극, 춤, 음악 연주(물론 다른 예술적인 행위를 하는 것 또한)는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놀이의 특별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그것을 하는 동안 앞에서 언급했던 모든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결합이 나타나고, 리드미컬하고 심미적인 경험을 통한 만족감이 표현되며, 재능 있는 예술인의 경우 청중의 찬사가 더해질 것이다. 한 광고에서 무명 카피라이터가 이렇게 말했다. “만약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발로 박자를 맞추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New York Times, August 30, 1987).


    ⑥ 놀이와 유희는 과거를 재검토하고 현재를 반영하며, ‘놀이주체’가 호기심을 건설적으로 표현하여 미래의 도전과 기회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Albert J. Solnit et al., The Many Meanings of Play: A Psychoanalytic Perspective, 대한아동정신치료의학회역, 47-48 수정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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